1. 먼저 큰 그림부터: 디지털 돈, 뭐가 어떻게 다른 걸까?
요즘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죠.
겉으로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성격이 꽤 다릅니다.
아주 간단히 나눠 보면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아요.
-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고위험 투자 자산에 가까운 쪽.
- → 중앙이 없는 디지털 자산.
-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 민간 회사나 프로토콜이 발행하고, 구조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 → “1 코인 = 1달러”처럼, 법정화폐 가치에 붙어 있기를 원하는 코인.
-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새로운 코인 투자 상품이라기보다, 기존 통화를 디지털로 옮기는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 → 각 나라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원화·달러·유로.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에 초점을 두고,
- 미국에서는 누가 어떤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고 있는지
- 한국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 한국 개인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접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지
이 세 가지를 차근차근 살펴보려고 합니다.
2. 지금 미국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드는 주요 플레이어
먼저 시장 규모부터 한 번 볼게요.
2025년 중반 기준으로,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은 대략 2,500억~3,00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됩니다.
그중 90% 이상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에요.
그리고 그 대부분을 USDT(테더)와 USDC(서클)이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미국 안에서 “규제와 결제 인프라 안으로 들어가려는” 스테이블 코인 둘이 특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2-1. 서클(Circle)의 USDC – 규제와 은행 쪽에 가까운 스테이블 코인
- 누가 만드나?
-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핀테크 회사 Circle이 발행합니다.
- 어떻게 1달러를 맞추나?
- 1 USDC = 1달러를 목표로 하고,
- 준비금은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로 채웁니다.
- 이 준비금은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에 담기고,
- 뉴욕멜론은행이 수탁을 맡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어요.
- 규제는?
- 미국·유럽에서 전자화폐 라이선스, 송금업 라이선스 등을 취득했고,
- 2025년에 통과된 미국의 스테이블 코인 법(GENIUS Act) 아래
- 대표적인 “결제용(payment)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 어디에 쓰려고 하나?
- 금융 IT 회사들과 손잡고,
- 기존 은행·결제망에서도 USDC 기반 크로스보더 결제를 해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요.
느낌을 한 줄로 정리하면,
“크립토 시장과 전통 금융(은행·카드)을 연결하고 싶은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2. 페이팔(PayPal)의 PYUSD – 빅테크가 직접 내놓은 디지털 달러
누가 만드나?
실제 발행과 준비금 관리는 뉴욕 금융당국(NYDFS)의 감독을 받는 Paxos Trust Company가 담당합니다.
결제 회사 PayPal이 이름을 걸고 내놓은 스테이블 코인이구요.
구조는?
- 1 PYUSD = 1달러
- 준비금은 달러 예금, 미국 국채 등 현금성 자산 위주로 구성됩니다.
- 특징은?
- PayPal, Venmo 앱 안에서 바로 사고팔고 전송할 수 있고,
-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으로도 출금이 가능합니다.
즉, 미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PayPal 안에서 쓸 수 있는 디지털 달러”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2-3. 테더(USDT) – 1위지만, 늘 논란도 따라다니는 존재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여전히 USDT(테더)입니다.
다만 준비금이 정확히 어떤 구성인지, 투명하게 공시되는지에 대해서는 꾸준히 논란이 있었습니다.
2025년에는 신용평가사 S&P가 테더의 안정성을 가장 낮은 등급(“weak”)으로 평가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시장에서는
“거래량·사용처는 압도적인 1위지만,
투명성과 규제 측면에서는 늘 리스크가 따라붙는 코인”
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반대로, USDC·PYUSD 쪽은
“규제 틀 안에서, 결제·송금 인프라하고 연결시키려는 쪽”
으로 이해하시면 구도가 조금 정리가 될 거예요.
3. 미국이 스테이블 코인을 완전히 막지 않고, 오히려 키우는 이유
그렇다면 미국은 왜
“위험하니까 다 없애자”가 아니라,
‘규제 안에서 키우자’ 쪽으로 가고 있을까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달러 영향력 유지
스테이블 코인의 90% 이상이 달러에 연동돼 있습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오가는 돈의 상당 부분이 달러라면, 달러 패권은 다른 형태로 계속 이어질 수 있죠.
2. 송금·결제 혁신
카드 수수료, 국제 송금 수수료와 시간은 여전히 비싼 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24시간 돌아가는 디지털 달러 결제망”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금융 인프라 개선 수단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어요.
3. 규제 안으로 끌어들이기
2025년 스테이블 코인 법(GENIUS Act) 방향을 보면, 준비금을 제대로 쌓고,
은행에 준하는 수준의 감독을 받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달러 중심 질서를 유지하면서,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보자”
이게 지금 미국이 스테이블 코인을 바라보는 기본 시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한국은 어디까지 왔을까? – 법, 은행, 거래소의 움직임
이번엔 한국 상황을 살펴볼게요.
4-1. 법·규제: 아직 ‘설계 중’인 단계
2024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거래소(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기본적인 규율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2025년에는 스테이블 코인 전용 법안을 연말까지 준비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고,
지금은 세부 규정과 감독 방식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특히 금융위원회(금융위)와 한국은행 사이에서
“누가 어디까지 감독할 것인가”를 두고 역할 조정이 한창이에요.
한국은행 쪽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규제를 잘 받고 있는 은행 등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아무 회사나 마음대로 스테이블 코인을 찍기보다는,
은행처럼 이미 규제를 받고 있는 기관이 먼저 하자”
는 방향이 조금씩 잡혀 가고 있습니다.
4-2. 은행과 기업들은 어떤 실험을 하고 있을까?
신한은행은 2025년, 실제로 상용화된 건 아니지만, 은행이 직접 스테이블 코인을 써 보는 대표적인 예라고 보시면 돼요.
한·일 간 해외송금에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대형 거래소들(업비트·빗썸 등)은 “언젠가 자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하면서 2025년 8월에는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 CEO가 한국에 와서 USDC 활용과 협업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흐름만 놓고 보면,
“법과 규제는 세부 설계 중,
은행과 거래소는 파일럿·브랜딩을 통해 준비하는 단계”
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4-3. 지금 한국 투자자들이 실제로 보는 스테이블 코인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접하는 경로는
지금 기준으로는 거의 거래소가 전부라고 보셔도 됩니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에서는
USDT, USDC 같은 스테이블 코인을 원화·비트코인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규제 변화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마켓 자체를 민감하게 관리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떤 거래소는 USDT 마켓을 중단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아직 “은행 앱에서 자연스럽게 쓰는 디지털 달러·원화”까지 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5. 한국 개인은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어떻게 접하게 될까?
현실적으로는 이런 경로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설명일 뿐, 투자 추천은 아닙니다.)
- 국내 거래소를 통한 간접 이용
- 해외 거래소를 통한 직접 이용
- 앞으로 열릴 수 있는 경로 – 은행·핀테크 서비스
6.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챙겨야 할 포인트
마지막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앞으로 준비해야 할 화폐” 중 하나라고 본다면
어떤 점을 같이 봐야 할지 정리해 볼게요.
- “어디서, 누가, 어떤 규제 아래에서 발행하는지” 먼저 보기
- 한국 내 법·정책 흐름도 함께 보기
- 자산 배분 안에서 위치 잡기
디지털 돈의 종류와 현실적인 흐름을 미리 알고 있으면,
앞으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때.
“무조건 불안해서 피하는 것”도,
“무조건 좋다며 올인하는 것”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내 상황에 맞는 거리감과 활용 방식을 찾는 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참고
- TRM Labs, 「2025 Crypto Adoption and Stablecoin Usage Report」 –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달러 페깅 비중, USDT·USDC 점유율
- Circle, USDC 준비금 보고서 및 GENIUS Act 관련 문서 – 준비금 구조, 결제 파트너십, 규제 지위
- PayPal & Paxos, PYUSD 백서·공시 – NYDFS 감독, 준비금 구성, 온·오프램프 구조
- S&P 및 주요 외신 – Tether(USDT) 준비금·투명성 논란 및 안정성 평가 하향
-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및 한국은행·국회·언론 보도 – 한국 스테이블 코인 법안 논의, 감독기관 역할 논쟁
- 신한은행, 국내 언론 – 스테이블 코인 기반 해외송금 파일럿, 서클 CEO 방한, 국내 거래소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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